미국 남서부 Sun Belt - 4. 석고 모래언덕, White Sands 국정 기념공원
4월 17일 수요일,
Lordsberg를 떠나 다시 사막 길을 달린다.
아무리 가도 붉은 흙 뿐인 사막 길은 1시간만 달려도 질려 버린다고도 하지만 그것은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 생각만 하고 달리기 때문에 지루해지는 것이 아닐까...
아무 것도 없는 붉은 흙만이 연속되는 곳인가 하면 멀리 애리조나 특유의 큰 바위 Butte나 Mesa가 이어지기도 하고, 곳곳에 자라는 선인장도 서과로 선인장이 이어지다가 다시 키가 큰 유카 같은 선인장도 이어지고, 끝없이 이어지는 것 같이 긴 철조망 너머 목장에 말 떼를 몰고 가는 카우보이의 모습도 보며 즐기는 것이 사막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한다.
사막여행만이 아니라 몇 시간씩 차를 달려야만 관광지를 찾아갈 수 있는 미국에서는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도중의 풍광에 관심을 가지고 또 그 과정을 즐길 수 없다면 한없이 힘든 여행이 될 수밖에 없겠다.
I-10과 I-25의 교차점이 되는 Las Cruces는 히스패닉과 인디언들이 섞여 그들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어서 건축의 형태에서도 상당히 독특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Las Cruces 못미처에 있는 Rest Area에서 잠시 쉬며 미국 남서부에서 서식하는 새, RoadRunner의 검은색 모형도 보고 멀리 펼쳐진 Las Cruces를 바라보기도 하다가 비치되어있는 방명록에 멋진 글도 남기고...
전통적인 건축 양식, 향료를 넣은 음식, 풍부한 예술작품들을 갖춘 Las Cruces는 과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New Mexico State University가 자리잡고 있어 농학, 공학, 교육학 등을 기초로 교육에 힘을 기울이고 있어서 미국 안에서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도시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도시이다.
Las Cruces에서 I-10을 벗어나 I-25 North로 갈아타고 뉴멕시코 주립대학 앞을 지난 다음 US-70 East로 들어서서 곧장 달리면 White Sands 국정기념공원이 나온다.
White Sands국정기념공원으로 가는 도중에는 White Sands Missile Range가 있어서 원하는 사람들은 여권 등 신분증을 제시하고 군인들의 안내로 허용된 구간을 돌아볼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오늘 중으로 석고모래 사막을 보고 El Paso에 숙소를 정할 예정이었으므로 그냥 통과하였다.
이 미사일 발사 시험장은 상황에 따라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1-2시간 동안 공원으로 가는 US 70번 도로가 통제된다고 하니까 오늘 White Sands 국정기념공원을 볼 수 있는 것만도 감사해야지...
멕시코 국경에서 멀지 않은 때문인지 미사일기지가 있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오는 도중에도 검문이 있었고 공원입구 근처에도 국경 검문소가 설치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큰 사건이 벌어지면 길을 통제하고 한 대씩 통과시키며 검문하는 것처럼 우리 네 사람의 여권을 자세히 조사한 후 통과시켜주었다.
Visitor center에 들려서 전시되어 있는 자료들과 비디오를 통하여 이 모래사막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모래 사막으로 향하였다.
양쪽으로 하얀 모래언덕이 있는데 까만 포장도로를 달리면 차안에서 보기에는 눈온 후에 길을 내느라고 길 양옆에 치워놓은 눈 같아 보인다.
한참 들어가니 바람에 날린 모래가 길을 덮고 있어서 트레일로 연결되는 주차장에서 운전할 때에는 길을 잃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넓은 대륙 한 가운데 끝도 없이 펼쳐진 하얀 모래벌판이 있다니 미국에는 불가사의한 자연환경이 많기도 하구나 감탄할 뿐이다.
눈이 쌓인 것이라면 밟는 대로 푹푹 빠질 테고, 바닷가 모래도 발이 빠져 걷기 어려우나 이곳은 석고 모래이기에 걷는데 힘들지는 않았다.
영화나 TV에서 본 아프리카 사막처럼 바람에 움직인 물결무늬도 선명하게 나타나고 바람 부는 대로 한 쪽으로 몰려 꺾어진 경사면을 이룬 것도 볼 수 있다.
똑같은 하얀 모래언덕 뿐이므로 표시가 될 만한 것이 없는 곳이기에 모래언덕을 넘어가서 길을 걷다가 주차장을 찾아 몇 시간이고 헤매었다는 여행기가 생각나서 주차장이 보이는 지역을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하였다.
약 2억 5천만년 전 이 지역을 덮고 있던 얕은 바다의 꼭대기 부분이 굳어서 돌이 되었다가 로키 산맥이 형성된 7천만 년 전에 거대한 돔으로 융기되었다.
다시 천만 년 전 초기에 돔의 중심부가 붕괴되기 시작하였고 붕괴되지 않고 남아있는 부분이 털라로사 분지를 고리 모양으로 둘러쌓고 있는 San Andress 산맥과 Sacramento산맥이다.
붕괴가 일어난 다음 빗물과 눈 녹은 물에 의하여 분지를 둘러싸고 있는 산맥들로부터 많은 양의 석고가 남서쪽에 있는 루세로 호수로 운반된 다음 건조한 바람이 호수의 물을 마르게 하는 동시에 인접한 대지에 남아있는 석고의 결정들을 운반해 왔다.
그 후 오랜 세월에 걸쳐서 이 석고 결정들은 깨어지고 부스러져서 모래로 변하여 오늘의 화이트 샌즈 국정기념공원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좀 더 Scenic Drive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서 눈앞에 펼쳐진 하얀 벌판 너머로 길게 자리잡고 있는 흰 언덕들을 바라보며 끝을 모르게 큰 규모에 감탄도 하고 질리기도 하고...
돌아나오는 모래언덕에서는 모래썰매를 타는 어린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입구 쪽에는 공원안의 자연모습을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Interdune Boardwalk가 만들어져 있다.
Interdune Boardwalk에는 모래언덕위로 휠체어도 들어갈 수 있도록 나무로 만든 트레일이 있어서 사막 안쪽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뿌리들을 서로 엉키게 하여 모래언덕 부분에 굳게 박아서 모래의 이동 후에도 움직이지 않고 자란 Gypsum Plant의 재미있는 형태도 곳곳에 보인다.
이 국정기념공원에서는 석고 모래언덕의 중요한 부분과 극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환경변화에 잘 적응하여 살아남은 동식물을 보존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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