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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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의 최후


생사의 엇갈림이 유독 심한 계절, 앞다투어 가을꽃 피어나고 여름내 무성했던 푸른 잎들은 슬슬 옷을 벗는다. 이러다 서리 내리면 최고의 정점에 이르게 될 것이다. 더는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있고 그럼에도 꿋꿋이 남아 있는 것이 있고 이런 날을 새로운 생명의 시작인 것들도 있다. 가을의 한복판에서 마주치는 곤충은 생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에 안간힘이다. 서둘러 짝을 찾고 겨울대비 만반의 준비에 들어가야 할 터 임으로..

바람은 쌀쌀맞아졌어도 햇살은 마냥 부드러운 아침, 잔대잎에 기진맥진 기대있던 사마귀.

한 살이는 끝나가고 있었다.

등에 업고 있는 건 이슬은 아니고, 잔대 주변에 아침일찍 물을 좀 뿌려준 게 있어서 물방물인것 같고, 거침없이 들어온 아침햇살에 사마귀 몸은 너무도 투명하고 맑아보인다. 생각을 할 수 있다면 마지막으로 보는 아침해가 얼마나 서럽고 눈물겨울까.

 

 

꽁지에서 누렇게 진액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 목숨이 끊어진건 아니다.

핀셋으로 집어서 바닥에 내려놓는다.  불가하겠지만 해부해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특히나 저 불룩한 뱃속이 궁금해서. 그러나 그건 단지 생각뿐 실행할 맘은 없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누. 자연재난, 아니면 무언가로 부터 습격?

뱃속에 든 내용물이 주루룩 쏟아져 나온다. 사부님 말씀으론 어릴 때 사마귀 뱃속에서 실지렁이 기어나오는 걸 본 적이 여러번이라고. 사마귀 몸 속에 들어있던 다른 곤충의 알이 깨어나면 그럴 수 있다는데 이 사마귀는 그런 참사는 면해있었다. 

사람이나 곤충이나.. 생존을 위한 먹을거리가 결국엔 저를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먹이로 취한 곤충의 몸 속에 이미 다른 곤충의 알이 산란되어 있을 경우, 사마귀 몸엔 사마귀 몸을 먹이로 삼을 알이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닌가, 먹는 음식이 몸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먹을 수록 독을 만들고 병들게 하는 예가 얼마나 많은가.

사마귀 보고 아둔하다 눈살 찌프릴 수만은 없는 일.

 

 

흐물대는 사마귀는 벌레가 꼬여들어 있을까봐.. 손으로는 건드리질 못하고 핀셋으로 들어서

뉘여본다. 얼굴생김을 자세히 보고 싶었다. 겹눈은 가까이서 봤지만 입 턱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 턱 아래 가슴께 주황색이 돋보인다. 뭘까. 근육이나 뭐 그런 거? 평소 자세대로라면 눈에 띄지 않는다.

눈은 움직이는 것 같지 않은데 뾰족한 턱과 입은 기계 부속처럼 같은 동작으로 거칠게 지그재그로 오물오물.. 사람을 보는 것 같다. 느낌만으로도 섬뜩하고 눈도 마주치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 첫인상,. 이라는 게 있다. 괜한 헛짚음은 아니다.

비슷하게 생긴 곤충이라도 육식이냐 초식이냐에 따라 근육 턱 발 생김은 판이하게 다를 거다.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몸 생김, 기질, 공격성 다 다를 것이라면 사람 또한 먹을거리에 따라 심성 건강 지성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제일 밥맛 떨어지는 외모를 지니기는 지네였는데 이렇게 코 앞에서 들여다 본 사마귀 얼굴은

ㅇ~~ 지네 못지 않다. 사진으로 구분되진 않겠지만. 입에서 더듬이처럼 생긴 가느다란 게

나와서 쉼없이 들락날락. 입안에서 빠져나와 날름대는 그건 뭘까. 뱀 혀처럼 날름날름,

딱 배암 한마리 들고 있는 것 같다. 턱이 좌우로 앞뒤로 움직이는 모습은 바드득 이를 가는

비장함도 엿보이고, 영화에서 본 이소룡을 떠오르게도 한다.

맨 위에 있는 날개를 들춰봤더니 속에 또 날개가 있다.

겉치마 속치마 속바지 고쟁이.. 속속들이 날개다.

날개를 모두 걷어올렸더니 저런 모양. 꽁지에 비죽 V자 모양으로 나와있는 흰색은 또 뭐지.

사마귀는 부피가 좀 큰편이긴 한데 아주 작은 벌레들도 보면 갖출건 다 갖추고 있는 것 같다. 아무렴 생존을 위한 진화일테니 필요는 정확하게 구비하고 있을테지. 

 

 

이때까지도 숨을 놓진 않았다. 얼핏 봐선 끝난 것 같은데 입은 오물오물, 속도는 좀 떨어진다.

곧 이걸 먹이로 삼을 누군가가 달려올 거다. 보기 흉하다고 안락사 시키는 건 자연의 법칙에 위배되는 것 같아서 그래로 둔다. 그들의 생은 그들에게......


2010/07/03 10:14 2010/07/0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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